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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추천 명화갤러리! 영국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 - 거장의 시선

Derrick 발행일 :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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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내셔널 갤러리 명화전, 국립중앙박물관 ]

 

15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서양 미술 명작을 통해 신으로부터 사람과 우리 일상을 향한 모습을 표현한 작품 전시!
서울에서 갤러리를 찾는다면? 완전 추천! 아래 전시정보랑 관람했던 작품들 기록~
역사와 예술작품에 관심이 많다면 꼭 가보는 걸 추천합니다 : )

 

1. 전시 정보

 

- 전시명 -

거장의 시선, 사람을 향하다 - 영국 내셔널갤러리 명화전

 

-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주차는 박물관 안에서!)

 

- 전시기간 -

2023-06-02~2023-10-09

 

- 전시품 -

영국 내셔널갤러리 소장 명화 52점

 

- 예매 -

온라인 예매로 '국립중앙박물관' 검색해서도 할 수 있지만

수량과 방문하는 인원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현장 당일 입장권 구매해도 괜찮습니다😊

 

- 입장료 -

성인(만 25세~) : 18,000원 / 청소년(만 13~24세) : 15,000원 / 어린이(만 7~12세) : 10,000원

 

 

2. 르네상스, 사람 곁으로 온 신

 '르네상스(Renaissance)'다시 태어났다는 의미이다. 14세기경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변화의 움직임은 중세동안 잊혔던 고대 그리스/로마 문화에 대한 관심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는 14세기 말 유행하기 시작해서 16세기 초에 절정에 이르렀다. 화가들은 공간을 사실적으로 표현하려고 수학을, 사람의 몸을 정확하게 묘사하려고 해부학을, 영감을 얻으려고 고전을 탐구했다. 
 기독교적 관념에 따라 추상적으로 신의 세계를 그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는 그대로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관찰하여 화면에 담았다고 한다.

1) 아폴로와 다프네

[ 아폴로와 다프네 - 피에로 델 폴라이우올로 ]

 피렌체 도시 전경과 아르노강을 배경으로 르네상스 시대에 널리 얽힌 고대 로마 시인 오비디우스의 신화를 그린 그림이다.

 아폴로가 활과 화살을 가지고 노는 큐피드를 놀리자 이에 기분이 상한 큐피드는 아폴로에게 황금 화살을 쏘아 다프네를 사랑하게 하고, 다프네에게는 납 화살을 쏘아 그를 거부하게 한다. 아폴로가 다프네를 쫓아가 손이 닿는 순간, 다프네는 아버지인 강의 신 페네우스의 도움으로 아폴로를 피해 월계수로 변하게 된다. 

 신화 속 인물들의 사랑과 두려움, 좌절이 그림에 담겨있다.

2) 나르키소스

 

[ 나르키소스 - 조반니 안토니오 볼트라피오의 추종자 ]

 젊고 아름다운 나르키소스가, 흔히 나르시스라고 불리는 이 남자는 물그릇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복잡하고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월계수로 엮은 관을 쓰고 우아한 옷을 입은 모습이다.

 고대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는 에코와 나르키소스에 대한 그리스 신화가 실려 있다. 이 작품에는 남의 말을따라할 수밖에 없던 요정인 에코의 짝사랑을 담은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다. 

 에코는 나르키소스를 사랑했지만 냉혹하게 거절당하고 만다. 사랑에 실패한 에코는 동굴이나 깊은 산 속에서만 살게 되었다. 또한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던 나르키소스가 사냥길에 연못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사랑에 빠지는,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자기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괴로워하는 나르키소스는 결국 죽음에 이른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비너스가 나르키소스를 봄꽃으로 만들고, 나르키소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 꽃이 바로 수선화이다.

 해바라기와는 반대로 수선화는 제 모습을 보려고 태양이 아니라 물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듯하다. 수선화의 꽃말이 자기사랑, 자존심, 고결, 외로움이라는게 모두 이해가 가는 그런 작품이다.

3) 겁탈당한 가니메데

[ 겁탈당한 가니메데 - 다미아노 마차 ]

 거대한 독수리가 벌거벗은 소년을 움켜쥐고 하늘을 날고 있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따르면, 목동인 가니메데는 아름다운 외모가 눈에 띄어 독수리로 변신한 주피터에게 납치되었고, 올림푸스산에서 신들의 식사 시중을 들게 되었다.

4) 여인 (붉은 옷을 입은 여인)

 

[ 여인 - 조반니 바티스타 모로니 ]

 16세기 이탈리아 북부를 대표하는 초상화가인 모로니는 반짝이는 호화로운 복식, 값비싼 갑옷 등으로 귀족들의 우아함을 표현하는 전신 초상화로 유명했다고 한다.

 새틴 드레스의 화려한 다홍색과 치마의 체크무늬, 드레스의 꼬임 장식과 세로 트임은 그 당시 유행했던 스타일로, 모로니는 유화기법을 활용하여 질감을 잘 표현했다. 부채 손잡이를 손으로 가린 것은 손잡이가 귀한 재료로 만들어져 사치금지법의 규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 선과 색 사이, 디세뇨(disegno)콜로레(colore)

 르네상스 시대, 금융의 중심지였던 중부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는 은행가 메디치 가문의 후원에 힘입어 문화와 예술이 크게 발전했다. 마사초, 보티첼리,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등 피렌체에서 활동한 화가들은 달걀노른자와 안료를 섞어 만든 템페라 물감을 주로 사용했다.

 갓 칠한 회벽(프레스코)이나 나무판에 칠한 템페라 물감은 빨리 마르기 때문에 한번 그리면 고치기 어려웠다. 그래서 화가들은 처음부터 정확한 계획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야 했기에 선과 구성을 강조한 '디세뇨'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한변, 동방을 대상으로 하는 해상 무역이 발달했던 동북부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는 조반니 벨리니, 티치아노, 틴토레토 등이 색채, 즉 '콜로레'를 탐구했다. 15세기 북유럽 플랑드르에서 개발한 유화 물감은 15세기 후반에 이탈리아 특히, 베네치아에서 유행했다. 
 기름과 안료를 섞어 만든 유화 물감은 천천히 마르기 때문에 화면에서 색을 섞거나 덧바를 수 있었다. 화가들은 캔버스에 강렬한 색채와 풍부한 질감, 그리고 섬세한 효과를 가진 큰 작품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 디세뇨를 강조한 피렌체 - ex) 성 제노비오의 세가지 기적
→ 콜로레를 강조한 베네치아 - ex) 여인 

 

[ 디세뇨를 강조한 피렌체 - 성 제노비오의 세가지 기적 ]

# 르네상스 시대, 신항로 개척과 과학의 발달

 르네상스 시대, 새로운 항로가 개척되고 과학이 발달하자 유럽인들은 확장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15~16세기 유럽인들은 인도와 아메리카 대륙 등 그들이 그동안 가보지 못한 세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하여 대항해시대를 열었으며, 경제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부유한 상인자본가들이 등장했다.

 과학의 발달은 세계관의 변화에 속도를 더하게 된다. 코페르니쿠스는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여러 행성들 가운데 하나라는 지동설을 주장했는데, 이런 주장은 케플러와 갈릴레이 등이 이어나갔다. 15세기 중엽에 구텐베르크가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활판인쇄술은 지동설이 널리 퍼지는데 한몫했으며,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천동설을 지지해 온 가톨릭 교회의 권위를 위협했다.

 또한 인쇄술의 발달로 성서가 대량 생산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성서를 접하게 되었으며, 1517년 촉발된 종교개혁 이후 새로운 교리가 널리 퍼지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 콜롬비아의 아메리카 상륙 ]

# 바로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빛

 바로크 회화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역동적인 구성, 선명한 색채, 강렬한 감정 표현이 특징이다.
이탈리아의 카라바조는 평범한 인물이 밝은 빛을 받아 존재감을 드러내는 새로운 양식을 발달시켰다. 내용을 쉽고 단순하게 전달하는 '카라바조 양식'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17세기 이탈리아에는 유럽 전역에서 화가들이 모여들었다. 이탈리아에서 주로 활동한 프랑스 화가 푸생과 클로드 로랭은 고전적이고 이상화된 풍경화를 그렸는데, 같은 시기 북유럽에서는 사실적이고 일상적인 풍경화가 유행했다.

 

[ 바로크 회화 - 십자가를 세움(파울루벤스) ]

# 종교개혁과 가톨릭 교회의 변화

 종교개혁은 1517년 독일의 마르틴 루터가 가톨릭 교회의 부패를 비판하며 발표한 '95개조 반박문'에서 시작되었다. 루터는 가톨릭 교회의 권위에 기대지 않고 오직 신앙과 은총만으로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설파했다. 그리고 이 루터의 종교개혁은 츠빙글리와 칼뱅에게 이어졌다.

 위협을 느낀 가톨릭 교회는 개혁과 변화의 길을 찾았으며, 미술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신앙심을 높이고자 하였다. 그 결과, 전달하려는 내용이 확실하고 사실적이며 감정에 호소하는 설득력 있는 그림을 선호했다. 특히, 참회 의식인 고해성사나 명상 등 개인적인 종교 활동을 권장했기에 기도하는 성모나 참회하는 성인을 많이 그렸다.

 

[ 종교개혁의 신호탄 - 마르틴 루터 95개의 반박문 논제 ]

5) 기도하는 성모

 

[ 기도하는 성모 - 사소페라토 ]

 화가의 별명 사소페라토는 화가의 고향 이름이다. 그는 개인의 기도를 직접 들어줄 듯한 '혼자 기도하는 성모'를 주제로 한 그림으로 유명하다. 

 이 그림은 사실적이면서도 단순한 구도와 색채로 감동을 준다. 값비싼 울트라마린을 사용한 파란색과 빨간색, 흰색 물감만으로 그려진 성모는 강한 빛을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조각 같은 얼굴과 우아한 색채는 르네상스 시대 라파엘로의 화풍과 비슷하지만, 극적인 강렬한 빛은 바로크 회화의 특징을 보여준다.

 

3.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

 해상 무역을 주도하며 성장한 네덜란드는 16세기 말 종교적/정치적 자유를 얻고자 7개 주 연합공화국을 세웠으며, 1648년 베스트팔렌조약으로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에서 독립했습니다.

 프로테스탄트의 칼뱅 교도가 많았던 네덜란드에서 중산층의 집을 꾸미는 데 좋은 초상화나 풍경화, 일상생활을 그린 그림이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주제는 북유럽에서 르네상스 시대부터 이어진 전통이지만, 17세기에는 더 본격적으로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이 그림의 독립적인 주제가 되었다. 화가의 시선이 사람뿐 아니라 사람 주변으로 향하게 된 것이다.

1) 4원소 : 불 

 

[ 4원소: 불 - 요아힘 베케라르 ]

 북유럽 안트베르펜 출신 화가인 베케라르는 일상적인 장면에 종교적 주제를 담은 그림으로 유명하다. 총 4원소인 불, 물, 공기, 흙을 주제로 한 4점이 있으며, 각 그림에는 주제가 되는 원소와 관련된 생산물들이 그려져 있다.

 <불>에서 그림 속 여성들은 불에 구울 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그림의 먼 배경에는 자매인 마르타와 마리아의 집을 방문한 그리스가 보이고, 마르타는 그리스도에게 동생 마리아가 자기의 음식 준비를 돕도록 얘기해 달라고 말하고 있다.

2) 4원소 : 물

 

[ 4원소: 물 - 요아힘 베케라르 ]

 <물>에 그려진 16세기 안트베르팬의 시장에는 온갖 종류의 물고기가 진열되어 있다. 그림 속 먹거리는 각각 가장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각도로 배치된 것이다. 그림의 풍족한 음식들은 실제 관찰을 통해 세심하고 정확하게 묘사되었고, 베카라르는 빠르고 간략하지만 효과적인 붓질로 그림을 그려 화가로서 뛰어난 역량을 잘 보여준다.

 먼 배경에 어부가 그물을 끌어올리는 모습은 부활한 그리스도가 사도들 앞에 나타나 많은 물고기를 잡도록 해주었다는 풍어의 기적을 그린 것이다.

3) 작은 집이 있는 숲 풍경

 

[ 작은 집이 있는 숲 풍경 - 메인더르트 호베마 ]

 

수레바퀴 자국이 있는 길 위에서 남자와 여자 그리고 아이가 햇살을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멀리 개와 산책하는 한 남자와 들판을 걷는 남녀가 보이고, 한 여성이 오른쪽 시골집 문 앞에 서서 밖을 바라본다.

 호베마의 고향 암스테르담 근처 할렘 주변의 숲을 배경으로 그린 작품이다. 실제 풍경을 보고 그린 것 같지만 사실 그가 즐겨 사용한 소재들을 모아 이상적인 전원 모습을 그린 상상의 풍경화이다.

4) 들판에서 말을 타는 남성과 목동, 두 소년, 그리고 일곱 마리 소

 

[ 들판에서 말을 타는 ~ 일곱 마리 소 - 알베르트 코이프 ]

 프로테스탄트 국가였던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이 중요한 주제가 되었다. 그림 속 인물들의 등 뒤에서 시작한 우리의 시선은 소물이꾼의 눈을 따라 풍경을 바라보게 된다.

 같은 시기 이탈리아에서 활동한 프랑스 화가 클로드 로랭의 고전적 풍경화를 떠올리게 하는 황금빛 햇살이 네덜란드 시골 일상의 한 장면을 비춰주고 있다. 금빛 햇살은 코이프 작품의 특징으로,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이탈리아 풍경화 양식을 반영한 이런 유형의 풍경화가 널리 유행하였다.

5) 강풍 속 네덜란드 배와 작은 배들

 

[ 강풍 속 네덜란드 배와 작은 배들 - 빌럼 판 더 펜더 ]

 빌럼 판 더 펠더는 17세기 후반 네덜란드에서 바다 풍경화로 인기가 높았다. 배를 정확하게 그린 그의 그림은 당시 배 모습을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이다. 흰 돛을 날리는 군함의 큰 돛대에는 네덜란드 국기가 달려 있고 고물에는 홀란트주 문장이 붙어 있다. 앞쪽의 배에 달린 깃발에 화가의 서명이 있다.

 빌럼 판 더 펠더는 정교한 배를 그린 흑백 드로잉으로 유명한 아버지 빌럼 판 더 펠더에게서 그림을 배웠다고 한다. 판 더 펠더 가족은 1672년, 프랑스의 침략으로 암스테르담에 경제 위기가 오자 영국으로 이주했으며, 18세기 영국에서 바다 풍경화가 발달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6) 여관 (깨진 달걀)

 

[ 여관 - 얀 스테인 ]

 얀 스테인은 고향 네덜란드 레이던에서 여관을 운영했다. 그의 작품은 술자리 모습에서의 풍자를 담아 재미와 교훈을 동시에 주었으므로 인기가 많았다. 술에 취해 여관 주인의 치마를 붙들고 있는 남성은 얀 스테인 자신이다.

 그림 속에는 성적 암시들이 반복된다. 빨간 모자를 쓴 남성은 담배를 다져 넣으려 파이프에 손가락을 집어넣었으며, 그 옆 남성은 여관 주인에게 은근한 시선을 던지고 있다. 바닥에는 정력제로 유명한 홍합 껍데기와 잃어버린 순결을 상징하는 깨진 달걀이 흩어져 있으며, 열린 와인 통과 막대기, 프라이팬 손잡이 역시 의미심장하다.

 배경에서는 한 소년이 몰래 그릇에 손가락을 넣고 있다. 얀 스테인은 어린이가 어른의 모습을 보고 배운다는 말을 자주 그림의 주제로 활용했다. 그의 그림은 신앙심 깊은 중산층 가정의 벽에 걸려 교훈을 핑계로 즐거움을 주었을 것이다.

 

4. 새로운 시대, 나에 대한 관심 - 계몽주의

 17세기 후반 계몽주의가 널리 퍼지면서 사람의 이성이 갖는 힘을 중시하였다. 개인의 자유에 주목한 계몽주의는 그동안 절대적이던 교회와 국가의 권위를 위협했고, 18세기에 들어 절대 왕정이 쇠락하면서 교회의 힘은 점점 더 약해졌다.
 신과 왕의 권위를 두려워하던 사람들은 점차 개인의 자유와 행복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은 이러한 변화에 속도를 더하게 된다.

 새로운 시대를 맞아, 종교와 사상을 담는 매체를 넘어 개인의 경험을 긴뎜하고 추억하는 그림들이 활발하게 그려졌다. 이처럼, 화가의 시선은 개인의 삶으로 향하게 되었다.

# 그랜드 투어, 여행의 추억

 18세기에는 그랜드 투어가 유행했다. 그랜드투어는 부유한 집안의 젊은이들이 엘리트 교육의 마지막 단계로 유럽, 특히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문화 현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여행 중 예술의 작품을 감상하거나 새로운 작품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들은 바토니에게 초상화를, 카날레토와 베르네에게는 실제 또는 상상의 풍경화를 주문했다고 한다. 아래 그림들은 여행을갔던 사람들의 경험과 추억을 담은 기념사진 또는 기념품 같은 역할을 했다.

1) 존 스튜어트와 버나드 스튜어트 형제

 

[ 존 스튜어트와 버나드 스튜어트 형제 - 안토니 반 다이크 ]

 그림 속 소년들은 영국 귀족인 3대 레녹스 공작의 아들들로, 왼쪽이 형인 존 스튜어트, 오른쪽이 동생 버나드 스튜어트이다. 당시 18세, 17세에 불과했지만 귀족의 거만함이 느껴진다. 두 사람의 자세와 호화로운 옷은 이들의 부유함과 높은 신분이 돋보이도록 계산된 것이다.

2) 기사를 맞이하는 여인

[ 기사를 맞이하는 여인 - 피에트로 롱기 ]

 피에트로 롱기는 18세기 베네치아의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상에 풍자를 담은 작은 그림을 많이 그렸다. 흰색 파우더를 뿌린 머리 또는 가발, 화려한 레이스와 넓게 퍼지는 옷소매 등 유행에 따라 차려입은 여인이 신사를 맞이하고 있다.
  두 하녀는 수를 놓는데 집중하는 반면, 여인은 자신이 해야할 일에는 관심이 없다. 그녀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 위치에 있지만 하녀들의 성실하고 정숙한 모습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처럼 상류층의 비도덕적 행동을 풍자하는 그림은 18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다.

 

5. 초상화와 풍경화의 유행

 18~19세기 영국은 1688년 명예혁명 이후 정치적 안정과 해외 식민지 개척,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경제적으로 크게 발전했다. 
 이 시기 영국에서 특히 유행한 그림은 초상화풍경화였다. 초상화 수요가 중산층까지 넓어졌으며, 19세기 중엽 사진이 발명될 때까지 그림은 개인의 삶을 기억하는 중요한 매체가 되었다. 또한 그랜드 투어에 이어 여행이 유행하고 자연과 교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낭만주의가 전해지면서 영국은 19세기 중엽에 풍경화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1) 의사 랄프 숌버그

 

[ 의사 랄프 숌버그 - 토머스 게인즈버러 ]

 게인즈버러는 라이벌인 조슈아 레이놀즈와 함께 18세기 후반 영국을 대표하는 초상화가이다. 당시 유행한 옷차림에 자연스러운 자세를 한 인물들을 풍부한 색감과 가벼운 붓 터치로 그렸다.

 고향인 영국 남동부 소도시에서 활동하던 그는 1759년 휴양도시 바스로 이주했으며, 그의 그림은 이곳에 휴양 온 영국 상류층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은 바스에서 자신의 가족을 진료해 주던 의사 랄프 숌버그를 그린 그림이다. 그는 낭만적인 배경으로 파우더를 뿌린 가발을 쓰고 지팡이를 든 모습으로 그렸다.

2) 찰스 윌리엄 램튼 (레드 보이)

 

[ 찰스 윌리엄 램튼 - 토머스 로렌스 ]

 토머스 로렌스는 17세기 반 다이크, 18세기 게인즈버러와 레이놀즈의 뒤를 잇는 영국 대표 초상화가로, 특히 어린이를 그린 그림으로 유명하다. 이 작품은 1967년 영국 우표에 실린 최초의 그림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는데, 1대 더럼 백작이 자신의 아들이 예닐곱 살일 때 주문 제작한 것이다. 비극적으로 소년은 1831년, 13살의 나이에 결핵으로 죽고 말았기에 이 그림은 그를 추억하는 소중한 작품으로 남았을 것이다.

 이 작품은 아동기를 특별한 시기로 여기기 시작한 당시 관점과 자연의 숭고한 힘에 대한 낭만주의적 관심을 담고 있다. 로렌스는 놀 자유가 있는 어린이가 최고의 스승인 자연의 가르침을 받는 모습을 그렸다.

3) 성(聖) 우르술라의 출항

 

[ 성 우르술라의 출항 - 클로드 로랭 ]

 성인들의 일생 이야기를 엮은 13세기의 책 '황금전설'에 나온 성 우르술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르술라는 브리튼의 공주로 처녀 11,000명과 함께 로마로 순례를 떠나는데, 이후 독일 퀼른에서 이곳을 침략한 유목민족인 훈족의 우두머리와 결혼하기를 거부하다 죽임을 당하고 만다.

 클로드 로랭은 고전적이고 이상적인 풍경화로 유명하며, 터너를 비롯한 18~19세기 영국 풍경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18세기 영국에서는 귀족들의 시골 저택 정원을 클로드의 그림 속 풍경과 비슷하게 꾸미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4) 헤로와 레안드로스의 이별

 

[ 헤로와 레안드로스의 이별 - 조지프 말러드 윌리엄 터너 ]

 그리스 신화의 헤로와 레안드로스 이야기를 그린 그림이다. 비너스의 사제인 헤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헬레스폰트 해협의 도시 세스토스에서 살았다. 그녀는 해협의 동쪽에 사는 레안드로스와 사랑에 빠졌고, 매일 밤 그녀를 보려고 바다를 헤엄쳐 오는 그를 위해 등불을 들었다. 어느 날, 바람에 등불에 꺼져 레안드로스가 바다에서 죽자 헤로 역시 죽음을 택하고 만다.

 화면 중앙 테라스에는 날개 달린 큐피드가 등불과 횃불을 들고 있으며, 결혼의 신 히멘이 그 옆에 서있다. 테라스 아래 바닷가 어둠 속에 마지막으로 헤어지는 헤로와 레안드로스가 보인다. 터너는 클로드 로랭의 풍경화에서 보이는 균형 있는 고전적 구도, 감성적 색채 그리고 대기의 효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6. 인상주의, 빛나는 순간

 19세기 후반 프랑스에 등장한 인상주의 화가들은 산업혁명으로 근대화된 도시의 변화된 모습에 관심을 가졌다. 사진이 등장하면서 화가는 대상을 그대로 묘사할 필요가 없어졌으며, 튜브 물감의 발명으로 야외 작업이 가능해졌다. 인상주의자들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빛과 색채를 그리고자 했다.

 이제 화가는 ;회화에서 중요한 것은 주제이며, 회화는 자연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이다.'라는 전제에서 벗어나 스스로 선택한 현실 속 순간을 주관적으로 표현했다. 인간과 자연으로 향하던 화가의 시선은 점차 눈에 보이는 객관적인 세계를 넘어 화가의 내면으로 향하게 된다.

1) 기울러진 나무

 

[ 기울어진 나무 -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 ]

 코로는 호수와 기울러진 자작나무가 있는 이와 유사한 풍경을 여러 점 그렸다. 주황색 붓질 한 번으로 표현한 여성의 모자에서 볼 수 있듯이 인물들을 단 몇 번의 붓질을 간략하게 그렸다. 화면은 아주 작은 봇 터치들로 채워져 반짝이는 듯한 효과를 주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형태가 흐릿하게 사라지는 듯 하다.

 코로는 야외에서 풍경을 직접 스케치한 뒤 이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렸다. 그의 풍경화는 19세기 후반 풍경화가들, 특히 인상주의자들이 빛을 표현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주었다.

2) 붓꽃

 

[ 붓꽃 - 클로드 모네 ]

 

 모네는 프랑스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풍경화가이다. 
이 작품은 모네가 1914년에서 1917년 사이에 그린 붓꽃 연작 20점 중 하나로 지베르니에 있는 그의 정원을 그린 것이다. 

 붓꽃은 모네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였다. 붓꽃 연작은 대부분 높이 2미터의 대형 작품으로, 매우 독특하고 새로운 시점을 보여준다. 모네는 두껍고 대담한 붓으로 보라색, 파란색, 초록색 물감을 칠했고 캔버스의 흰 바탕이 드러난 채로 내버려두기도 했다. 이는 당시 모네가 백내장으로 시력이 온전하지 못했던 영향도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모네가 사망했을 때도 작업실에 있었으므로 모네가 작품을 완성했는지 아니면 미완성으로 남겨둔 것인지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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